[창세기전] 렛츠리뷰 모바일 창세기전3 ep2 리뷰 [창세기전]

인증샷부터, 46차 렛츠리뷰에서 <모바일 창세기전3ep2> 당첨 받아 플레이했습니다. 모바일 게임은 <테일즈위버:막시민편> 이후로 처음이네요. 항상 이렇게 좋은 기회 마련해 주시는 렛츠리뷰 담당자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7월 5일 현재 노멀 모드로 엔딩을 봤고, 하드코어(...) 모드는 보류중, 용자의 무덤은 롤랑 구하기에서 막혀 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천천히 이야기하도록 하고, 이야기가 길어질 것 같으니 간략한 게임 소개부터 시작해 보겠습니다. 이후 리뷰는 비교와 감상과 리뷰, 공략팁이 혼합된 무언가가 될 것 같습니다.

<모바일 창세기전3ep2>의 사양은 다음과 같습니다. 엠조이넷 게임 홈페이지를 참고했고, 직접 보고 싶으신 분은 이쪽입니다. 스크린 샷이나 조작법에 대한 설명도 있으니, 구경 가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장르: 전략 RPG
유형: 싱글
용량: 1580KB
개발자 : 엠조이넷
가격: 3,000원

이 다음부터는 이야기가 길어질 예정이니 한겹 접어둘께요. 이어지는 내용 클릭.

1. 시스템

시스템 먼저 살펴 보겠습니다. 다른 모바일 게임들과 마찬가지로, 휴대폰 방향키와 숫자키를 둘 다 사용합니다. 형식이 확실히 정해져 있는 게임이니만큼 변동성이 없고 일관적이기 때문에 쉽게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스토리 모드에서는 다양한 캐릭터의 상반신 스탠딩샷과 함께 대사창이 활성화되고, 전투 모드에서는 한 눈에 플레이하고 있는 캐릭터의 HP, SP, EXP와 상태까지 알아볼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전투 모드에서 행동 커맨드가 뜨는 모양새만 조금 다를 뿐, 외적인 시스템은 PC판 오리지널 창세기전3와 거의 유사해서, 전혀 이질감을 느낄 수 없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게임 초기부터 줄곧 등장해온 해럴드가 스탠딩샷 없이 섬네일로만 얼굴이 나오는 것이 아쉬웠는데, 모바일판에서는 확실히 상반신을 보여주는 것이 좋았습니다. 여러 가지 명령을 수행할 수 있게 인터페이스가 섬세하면서도 간단하고, 진행도 스피디한 편이지만, 스토리 자체를 스킵할 수 없는 것은 아쉬울 수도 있겠네요. 제 동생 같은 경우는 PC판에서도 대화창 읽는 것을 싫어했는데, 모바일판은 대화가 빠르게 진행되게는 할 수 있지만, 스토리 자체 스킵은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창세기전3에서 제일 마음에 드는 시스템 중 하나였던 ‘전투 처음부터 다시’ 기능이 없는 것도 섭섭했네요. 캐릭터 배치가 마음에 들지 않거나 이 전투는 글렀다 싶은데 다시 시작할 수 없고 이전 세이브 지점으로밖에 돌아갈 수 없는 것이 조금 불편했습니다.

또한 아쉬웠던 점은 시도때도 없이 붐붐되는 진동. 아군이든 적군이든 공격할 때마다 진동이 오는데, 나중에는 손이 얼얼하고 귀찮더라구요. 옵션 창에서 오프 모드로 진행할 수는 있지만, 또 아예 꺼버리는 것은 아쉽고. <테일즈위버:막시민편>에서처럼 크리티컬 때만 진동이 오도록 설정할 수 있었다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배경음도 상당히 아쉬웠습니다. 아무래도 빵빵한 성우진과 각 에피소드에 어울리는 배경음을 자랑하던 원작이 있어서 더 그런 것 같아요. 전투 배경음은 1번과 2번 중에서 고르거나 오프 모드로 진행을 할 수 있는데, 둘 다 팬드래건 분위기에도 잘 어울리고 좋지만 긴 시간 플레이를 하다 보면 질리더라구요. 2번 노래는 굉장히 익숙하던데 원작에서 쓰였던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쉬운 점을 몇 가지 이야기하긴 했지만, 어쨌든 전체적으로는 더할 나위 없이 훌륭했습니다. 무엇보다, 10년 전 발매되었을 때는 (다른 에피소드들 합쳐서지만) CD 네 장에 달하던 게임 시스템을 이렇게 휴대폰 게임으로 이식할 수 있다니, 놀라울 따름입니다. PC판을 해보신 분들이라면 전혀 어색함 없이 게임을 진행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플레이 하는 데에 있어 전혀 불편함이 없었어요.


2. 플레이

다음은 플레이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전체적으로 노멀 모드/ 하드코어 모드/ 용자의 무덤 세 가지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저는 하드코어 모드를 플레이 해보지 않았지만, 다른 분들 리뷰를 보니 노멀 모드에 비해 그렇게 어렵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노멀 모드에는 나오지 않는 뒷내용도 있다고 하니, 처음 시작하신다면 하드코어 모드로 하시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용자의 무덤은 튜터리얼 같은 느낌인가 싶어 플레이를 미뤘는데, 노멀 모드 엔딩을 보고 해보니 튜터리얼보다는 보너스 게임 같은 느낌입니다. (노멀 모드의 튜터리얼은 따로 있습니다.) 창세기전3에서 튜터리얼격인 무영릉처럼 끝까지 진행하면 어떤 이득이 있을까 싶어 해보고 있는데, 상당히 까다롭기 때문에 다른 모드를 플레이한 뒤 즐기시길 권합니다. 게임오버가 될 때마다 아예 아무 것도 없던 처음부터 다시 시작을 해야 하는데, 용자의 무덤에 들어갈 때마다 열쇠가 소모되기 때문에 불안해요. 각 층마다 운에 맡겨야 하거나, 특정 능력을 길러두지 않으면 클리어하기 어려운 상황이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합니다. 세이브 슬롯도 하나밖에 배정되지 않는데, 그럭저럭 별 탈 없이 플레이했지만 롤랑 구하기에서 막혀 있습니다. 대쉬 어빌리티와 SPD 스킬을 그렇게 중요하다 생각하지 않았는데, 여기서 막힐 줄이야. 여차하면 다시 시작해야 할 수도 있어요. 혹시나 용자의 무덤을 플레이하려는 분들에게 육성 팁을 드리자면, 무조건 버몬트만 육성할 것, 가능하면 조건을 채우는 것만 만족하지 말고 제대로 경험치를 높여 여러 가지를 배워둘 것, 특히 대쉬나 어빌리티나 SPD에 신경쓸 것, 정도입니다. 운에 맡기는 층들은 그냥 게임오버되기 전에 종료 버튼을 누른 뒤 다시 시도해 보세요. 다른 층으로 가기 전에 세이브는 필수입니다.

용자의 무덤 이야기가 길어졌는데, 이제 본격적인(...) 노멀 모드 플레이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앞서 시스템 쪽에서 이야기하지 않은 캐릭터 육성에 대해서도 이야기해 볼께요.
우선 전직 시스템. 창세기전3의 특징 중 하나는 레벨 제도가 없고, 여러 가지 스킬을 배워서 전직을 거듭하는 육성 시스템입니다. 스킬들은 모든 직업들에 기본적으로 적용되는 (HP나 SKILL, DEF 같은) 신체수치들, 특정 무기나 갑옷을 장착할 수 있는 스킬, 특정 공격 스타일에 맞는 공격 어빌리티, 마법, 개인이 쓸 수 있는 어빌리티, 전직을 위해서 필요한 어빌리티, 방어 형태를 결정하는 어빌리티 등이 있습니다. 캐릭터의 기초를 튼튼하게 하는 신체수치들과 공격을 용이하게 하는 공격 어빌리티들을 익히되, 전직을 고려하여 잘 배워야 합니다. 원작에서는 전직을 위한 조건이 명시되어 있지 않고, 다양한 직업 중에서 플레이어가 직접 전직대상과 시기를 결정해야 했지만, 다행히 모바일에서는 전직을 위한 조건이 제대로 명시되어 있고, 자동전직이 되어 쓸데없이 EXP를 낭비하지 않아도 됩니다. 투르 원정을 떠나기 전인 내전 이야기만 다루고 있기에 전직할 수 있는 단계가 캐릭터들마다 굉장히 한정되어 있고, 빨리빨리 이루어지는 것이 특징이네요.
그럼 어떤 캐릭터를 키워야 할까요, 전략 RPG, 시뮬레이션 게임의 매력은 말 그대로 역할놀이에 있겠지요. 좋아하는 캐릭터를 멋지게 키워서 게임을 플레이하는 재미가 특별하다고 봅니다. 저 같은 경우는 여자 캐릭터를 굉장히 선호해서 키우곤 했습니다. 그렇지만 모바일에서는 자유도가 떨어지는 것이 현실이네요. 스토리가 짧기 때문에 조연 캐릭터들의 전직이 제한되어 있고, 게임 스토리상 주인공이 강한 것이 유리합니다. 그렇지만 버몬트만 키우면 너무 빨리 전직이 끝나버리고, 공중의 적을 상대하는 것이 녹록치 않기 때문에, 조연 캐릭터들 한두명을 함께 키우는 것을 권장합니다. 저 같은 경우는 버몬트와 올리비에가 모든 스킬을 배웠고, 아델라이데도 어느 정도 키웠습니다. 캐릭터 선호도에 따라 결정할 일이지만, 근거리 공격이 특기인 버몬트와 조화를 이루기 위해 원거리 공격 캐릭터를 키울 것을 권장합니다.
해럴드/ 록슬리/ 올리비에/ 엘핀스톤이 원거리 공격 캐릭터인데, 다른 분들 리뷰를 보니 해럴드나 엘핀스톤은 피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엘핀스톤을 쓰지 않을 경우, 엘핀스톤이 장착하고 있는 드래곤 하트를 다른 캐릭터에게 장착해주면 헬카이트를 대신 소환할 수 있으니 참고하시길. 해럴드와 엘핀스톤을 빼면 록슬리와 올리비에가 남는데, 록슬리는 힐을 비롯한 기본 마법들을 전직을 거듭해 착실히 배워가는 쪽이고 올리비에는 파티마 신분으로 전직이 없는 대신, 강력한 전체 마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제 경우, 록슬리는 힐만 레벨을 한 단계 올린 뒤 힐러로 데리고 다녔고, 올리비에를 중점적으로 키웠습니다. 턴이 늦게 돌아오기는 하지만 기본 공격력이 록슬리보다 좋고, 다양한 마법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또한 정찰기나 마장기와 싸울 때 에너지 필드는 거의 필수이기 때문에, 꼭 필요한 캐릭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열심히 레벨업 해서 배울 것 다 배워놓은 뒤, 에너지 필드를 쓰며 EXP 낭비도 하지 않고 깔끔하게 게임을 끝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우리 올리비에는 뛰는 모습도 참 예쁘고... 아, 그러고보니 창세기전3의 특징 중 하나였던 마법을 이용한 필드 변화랄까, 불을 지른다거나 얼리는 세세한 요소들이 에너지 필드 외에 모두 사라진 것이 안타깝네요. 올리비에의 프로즌 아이스가 참 좋았는데. 방어/ 회피/ 집중/ 반격 등 다양했던 대기 기술들이 흐지부지 된 것도 아쉽습니다.
근거리 공격 캐릭터는 버몬트/ 롤랑/ 죠엘/ 아델라이데가 있는데, 앞서 말했듯이 버몬트가 1순위입니다. 아니, 꼭 키워야 합니다. 나중에 나오는 마장기들을 거의 버몬트의 힘으로만 물리쳐야 하기 때문에 가능한 한 버몬트를 많이 써서 모든 스킬들을 올려두는 편이 좋다고 봅니다. 나중에 아론다이트용 바리사다를 얻으면 설화난영참을 쓸 수 있는데, 굉장히 편리한 전체공격 기술입니다. 설화난영참을 얻기 전에는 연을 꾸준히 올리고, 진공수라인을 이용해 봅시다. 플라즈마 슬래쉬는 애매한 때 배우게 되어서 별 소용이 없더라구요. 소문을 듣자하니 롤랑이 키우기 쉽다고 그러는데, 전 롤랑은 옛날부터 비호감이라 키우지 않았고, 아델라이데를 키웠습니다만, 전체 마법이 있는 올리비에와 처음부터 꾸준히 키운 버몬트가 있어서 좀처럼 진도가 나가지 않았습니다. 록슬리와 죠엘은 함께 키우지 않는 것을 추천하는데, 두 번째 분기에서 무기를 원조받을지 자금을 원조받을지 결정할 때, 한 사람은 잠시동안 전선을 이탈해 있기 때문입니다.

키울 캐릭터를 결정했다면 아이템도 중요합니다. 능력치가 다들 별로 차이가 안 나는 대신, 아이템에 크게 영향을 받습니다. 특히 부스터 슈즈는 이동 범위가 좁은 올리비에는 물론, 다른 주요 캐릭터들에게도 장착해 주면 편리합니다. 또한 마을에 들어갈 수 있게 되면 괜찮은 장비를 골라 장착해주는 것도 잊지 말 것. 돈이 부족한 일은 없으니 걱정하지 마세요.
소모용 아이템은 처음에 부족하게 주어지는 편입니다. 특히 죽은 캐릭터를 부활시킬 수 있는 것이 PC판과 모바일판의 다른 점인데, 부활시킬 수 있는 부활의 약을 다 쓰고 나니 구할 수가 없더라구요. 록슬리나 엘핀스톤으로 힐을 해주는 것도 좋겠지만 혹시 모르니 고급 회복약이랑 완전 회복약을 충분히 구비해 둡시다. 원작에서는 안 그랬던 것 같은데, 죽었던 캐릭터들도 다음 전투에서는 풀HP로 되살아나기 때문에 걱정이 덜 됩니다.

모든 것이 갖추어졌으면 전투를 해야지요. 전투에서 환호할 만큼 기뻤던 것은, PC판과는 달리 적 캐릭터의 HP가 자동 회복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물론 이것은 아군 캐릭터도 마찬가지입니다. 확실히 휴식을 취해주지 않으면 HP나 SP가 회복되지 않습니다. 각 캐릭터마다 턴이 돌아오는 횟수가 조금씩 다른데, 버몬트나 롤랑이 빠른 편이고 다른 캐릭터는 중간, 올리비에가 느린 편입니다. 그렇지만 PC판에서처럼 그렇게 답답하진 않았습니다. 적 캐릭터들의 패턴이 굉장히 단순화 되었기 때문에 오히려 전략적으로 접근할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우선 적 캐릭터들은 (PC판과 마찬가지로) 일정한 거리까지 접근하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습니다. (마장기의 경우는 그 범위가 꽤 넓기 때문에 조심해야 합니다.) 또한 일정한 거리에 가장 먼저 도달한 캐릭터를 집중 공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몸빵 캐릭터를 먼저 보내는 것이 유리하겠지요. 그러다가 일단 공격을 받으면 가장 마지막으로 자신을 공격한 캐릭터를 집중 공격하기 때문에, 이것도 잘 이용하면 굉장히 편리합니다. 적 캐릭터는 계속 비슷한 용병들이 나오기 때문에 언급할 것이 없지만, 나중에 나오는 캐릭터들은 눈여겨 볼 만합니다. 그리피스는 의외로 약하지만 아군 캐릭터를 조종할 수 있는 능력이 있더군요. 일단 조종 상태에 빠지면 플레이어가 조종할 수 없고, 혼자서 움직입니다. 다행히 아군을 공격하진 않지만 SP 소모며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고 날뛰기 때문에 조심해야 합니다. 헤이스팅스의 경우는 마법, 특히 화염계 마법이 잘 통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막강한 공격력을 자랑하는 정찰기와 마장기를 상대할 때는 올리비에의 에너지 필드로 공격을 주기적으로 제어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3. 스토리

창세기전3를 플레이 해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창세기전3의 묘미는 투르/ 팬드래건/ 게이시르 제국 세 나라에서 각각 따로 진행되는 스토리가 중반부터 겹치기 시작하면서 종래에는 하나의 물줄기로 연결되는 것입니다. 재미있는 점은 각자 다른 국가 체제를 가진 세 나라의 이야기가 내전으로부터 시작한다는 것이지요. 팬드래건의 경우는 귀족 연합국가가 왕정체제를 이룬 모습으로, 왕의 대리인인 버몬트는 투르의 술탄, 제국의 여제에 비해 조금 권위가 떨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덕분에 투르 원정이라는 현안을 두고 귀족들이 대공파와 헤이스팅스파로 나뉘어 내전이 시작됩니다.

모바일판의 스토리도 PC판과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스토리 라인에 맞게 시간순서가 재배치되었다는 느낌이네요. 각각의 스토리는 섬세한 스탠딩샷과 가끔 나오는 일러스트들과 함께 어우러져 확실하게 전달되고 있는 느낌입니다. 이를 위해 표현도 단순해진 느낌입니다. 덕분에 나중에 분기가 나뉠 때는 저도 모르게 답답한 느낌이 들더군요. 두 번의 분기에서 저는 아델라이데를 구하러 가는 것, 그리고 바자로부터 자금 원조를 받는 것을 선택했습니다만, 두 번의 분기에서 어느 쪽을 택하든 꽝은 없습니다. 스토리상으로는 제가 선택하지 않은 쪽이 스펙터클한 것 같지만, PC에서도 모바일에서도 해보지 않았으므로 패스하겠습니다.
스토리뿐만 아니라 캐릭터들도 중요도에 따라 단순화되었습니다. 주요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스탠딩샷이 없던 해럴드가 스탠딩샷을 얻게 되었다거나, 별 등장이 없는 모건과 더글라스가 섬네일 없이 등장하는 것도 그렇네요. 케이트 호크는 꽤 비중 있는 역할이라고 생각했는데, 너무 후반에 등장해서 그런가, 섬네일만 나오고 전투에는 일절 참여하지 않습니다. 원작 팬으로서는 아쉽지만 처음 창세기전을 접하시는 분들께는 오히려 득이 될 것 같습니다. 사실 모건이랑 더글라스는 도대체 PC판에서도 왜 등장했는지 모를 캐릭터였거든요.

어쨌든 노멀 모드의 스토리는 내전의 종결과 함께 끝납니다. 이후 이야기는 다른 에피소드들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겠죠. 마지막이라는 느낌을 주기 위해 버몬트의 독백이 나오면서 끝나네요. 세 에피소드 모두 우울하기 짝이 없지만, 특히나 어둡고 광기에 물들어가는 크림슨 크루세이드 스토리답게, 비장하게(?) 끝납니다. 버몬트는 결코 인격자가 아니지만, 여전히 미워할 수는 없네요. 그치만 나쁜 놈. 여전히 여성에 대한 소프트맥스의 어떤 시선은 불편하기도 하고.


4. 그래픽

그래픽은 말 그대로 언빌리버블, 놀라울 정도입니다. 화려한 원작의 그래픽을 그대로 재현해둬서 게임을 하고 있으면 이게 폰게임이라는 것도 잊어버릴 정도네요. 배경/ 스탠딩샷/ 전투용 아바타/ 공격의 효과/ 일러스트 등등, 모두 훌륭합니다. 특히 전체 공격이나 마법은 보는 재미가 배가 되니까, 꼭 보시기를 추천합니다. 그렇지만 기본 마법 그래픽은 조금 바뀐 듯한 기분이 드네요. 크게 상관은 없지만, 힐의 초록빛 느낌을 좋아했는데.


이것저것 생각나는 대로 풀어봤습니다만, 결론은 매우 재미있었습니다. 워낙 원작이 시스템이든 스토리든 세부적이고 섬세한 부분이 많았던 만큼 어떻게 이식했을지 궁금했는데, 이보다 더 뛰어날 순 없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용자의 무덤은 정말... 재미있고 신선했지만 롤랑 구하기 때문에 막혀서 속상하네요. 다시 시작하기 싫은데 조금만 더 고민해봐야겠습니다. 멋진 게임 만들어주신 개발자 분들과 좋은 기회 주신 렛츠리뷰 담당자 분들게 감사드리며 리뷰를 마치겠습니다.


+
여기서부터는 또 창세기전에 대한 잡담. 창세기전은 정말, 제 인생을 바꿨다고 해도 좋을 그런 게임입니다. 원래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지만, 창세기전을 플레이하면서 처음으로 나도 이런 그림, 이런 만화를 그리고 싶다 생각하게 되었으니까요. 게임이 인생을 바꾼다니 어떻게 보면 어이없기도 하지만, 그림 그리는 취미를 아직까지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습니다.
창세기전을 처음 접한 것은 중학교 1학년 때였습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삼국지나 대항해시대, 프린세스 메이커, 에베루즈 시리즈 등을 즐겨하는, 게임을 좋아하는 소녀였습니다. 창세기전도 이름은 들어봤지만, 직접 보지는 못 했지요. 중학교 1학년이 되어서야, 같은 반 남학생들이 보고 있던 <창세기외전2:TEMPEST> 매뉴얼을 통해 창세기전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림이 너무 예뻐서 게임을 빌려와 플레이했는데 깜짝 놀랐지요, 수려한 일러스트나 상상을 초월하는 인터페이스, 다양한 게임적 요소도 그렇지만, 무엇보다도 게임 안에서 이렇게나 방대한 양의 스토리를 다룰 수 있다는 것이 특히 놀라웠던 것 같습니다. 바로 친구에게 게임을 돌려주고, 새로운 패키지로 나온 템페스트 게임을 제 돈으로 사와서 플레이한 기억이 납니다. 그 해 겨울 <창세기전3>가 나왔지요. <창세기전3파트2>도 그렇고, <마그나 카르타>도 그렇고, 찬바람이 불 때면 두근두근 잡지를 체크하고, 예약을 하고, 게임을 기다리고, 공략집을 마르고 닳도록 보고 1년 내내 플레이하던 그 행복함을 잊을 수가 없네요.

스토리를 전달할 수 있는 수단은 다양합니다, 그림, 글, 영상 등이 결합되어 소설/ 시/ 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 비쥬얼 노벨 등등. 다양한 수단에 맞춰서 하나의 스토리가 다양한 모습으로 재생산되어지기도 합니다. 해리포터가 소설로 시작해 게임, 영화로 만들어진 것이 좋은 예지요. 수단이 다양한 만큼 개인이 감동받는 수단도 따로 있지 않을까 생각하곤 합니다. 똑같은 스토리라도 소설로 보느냐, 만화로 보느냐, 영화로 보느냐, 게임으로 보느냐에 따라 감동이 다르게 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 같은 경우는, 게임에게서 가장 큰 감동을 느낀 것 같습니다. 텍스트만 주욱 나열해 놓으면 문학적 기교도 없고, 유치할 수도 있는 대사들이지만, 게임을 하며, 성취감을 느끼며 보고 들을 때의 감동은 특별한 것 같습니다. 여러 가지 사정으로 국내에서 더 이상 PC 게임을 만들지 않게 된 뒤로는 간간히, 일본 게임으로 감동을 접하고 있습니다만, 오랜만에 향수에 젖어서 그런가, 더 많이 감동받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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